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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승희 | 취향보고서: 조선백자
Huh Seong Hee | Taste Report: Joseon White Porcelain ISBN 979-11-967529-7-2
Softcover(Tracing paper), cotton thread, 280x220mm, 64 pages. First printing 300 copies. Second printing 200 copies. KRW 28,000 USD 22.00 EUR 20.00 허승희의 작업은 우리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초석에 자리하고 있다. 동양화와 고고미술사학을 대학에서 전공하고 10여년 넘게 문화재의 복원 모사를 연구하며 문화재를 가까이 할 수 있었던 작가는 우리 문화가 가진 아름다움과 섬세함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를 희망했다. 그동안 신사임당의 대표작 중 하나인 초충도를 포함하여 모란도, 화훼화, 화조화, 기명절지화 등 전통적 회화양식의 현대적 표현으로의 작업을 해왔다. 2018년 외교부가 주최한 “청년작가 한국의 아름다움"에서의 수상은 그가 추구해온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2년 전 국립중앙박물관의 "어느 수집가의 초대" 전시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던 허승희 작가는 2022년부터 연적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연적은 조선시대 선비들이 다루었던 문방사우(文房四友) 중 벼루와 짝을 이루는 기물이다. 소위 연적과 같은 문방구들은 학문과 예술의 출발점인 동시에 주인의 안목과 격을 보여주는 선비들의 애장품이었으며, 뜻이 맞는 벗들이 주고받는 의미 있는 선물이기도 했다. 작가가 연적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유는 멋과 의미를 담기 위해 상징성을 내포하는 다양한 모양과 문양이 어우러져 그 자체로 예술적 가치를 지니는 문방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한 오리, 해태, 두꺼비, 복숭아, 용 등 오랫동안 우리 문화에서 친숙하게 자리 잡았던 형상을 생태와 어문으로써 그 상징을 풀어가는 즐거움은 연적이 가진 미학 중 하나라 꼽을 수 있다. 더불어 연적은 철학적 사고로도 확장되었다. 물이 나오는 만큼 반드시 공기가 들어가야 하는 원리로 만들어진 연적은 생각과 마음을 채우고 덜어내는 이중적인 의미를 가진 대상물로 사색의 대상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하여 국내 미술관, 박물관의 문화재를 수집 조사하여 작업의 소재로 차용하는 작가는 이제 미국 하버드 미술관, 영국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 등 해외에 반출된 문화재까지 범위가 확장되었다. 미국, 일본의 유수의 미술관에 소장된 우리 문화재에 대해서도 상기시킨다. 회화적 고증과 실제를 넘나드는 허승희의 작업은 문화재와의 심리적 거리를 가깝게 하여 다양하고 정교한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재조명하고 공유하고 있다. 『취향보고서: 조선백자』는 최근 허승희 작가의 작업을 모아 출간된 작품집으로 연적, 필통, 항아리 등을 포함하여 조선 백자 작업 50여개를 담고 있다. 모든 책에는 작가의 싸인과 에디션 넘버링이 적혀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