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E EYE BEAM
SOONJOO YI
SOONJOO YI
루시다 한 켠의 옵스큐라
성북동 북정마을에 있는 예술 공간 '옵스큐라(obscura)'는 2015년부터 윈도우 갤러리로 운영되던 스페이스 이끼(space ikki)의 새로운 이름이다. 카메라 용어로 '어두운 방'이란 뜻을 가진 옵스큐라는 빛을 투사할 수 있는 조그만 구멍이 있는 밀폐된 방이나 상자를 일컫는다.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는 이 어두운 방을 밖의 밝은 방(lucida), 즉 외부의 현실을 담아내기 위한 도구적 공간으로 보았다. 그는 『카메라 루시다(Camera Lucida)』에서 푼크툼을 간직한 사진은 고유한 우연성이며 순수한 우연, 고유한 기회이자 고유한 만남이라는 열려진 시간성을 열어 밝혀준다고 언급한다. 그런 의미에서 옵스큐라는 스쳐 지나쳐가는 현실의 밝은 방을 재조명하고 주목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가 된다.
옵스큐라는 전시, 기획, 아카이브가 일어나고 그 결과물을 만나 볼 수 있는 예술 프로젝트 공간이다. 전시 공간은 다양한 지점에서 관람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기존의 윈도우 갤러리 시스템에서처럼 하나의 작품으로 큰 이미지의 잔상을 남긴다. 그리고 한정된 기간에만 선보이는 내부 관람을 통해 개방되지 않은 안쪽 공간의 엿보기를 유도한다. 닫혀있지만 열린 공간인 옵스큐라는 진행되는 작가의 전시와 아카이브 외에도 다양한 예술 기획을 통해 일상과 예술의 소통을 준비하고 있다.
옵스큐라의 2019년 첫 전시로 이순주 작가의 "티끌 눈 기둥(Mote Eye Beam)"을 선보인다. 작가에게 사소하지만 지나쳐지지 않는 잔상과 이미지는 그의 드로잉과 오브제로 재현된다. 2005년부터 2019년까지, 제법 긴 시간의 이야기들이 전시되었는데 작업 간 시간의 흐름을 밝히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물리적으로 그의 모든 이야기는 과거의 기록이지만, 그의 작품과 실제로 마주하는 순간 시간의 층이 사라진 현재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심각하지만 유머가 있는, 유쾌하지만 좀 씁쓸한, 어둡지만 밝은, 침잠하지만 가벼운, 차갑지만 뜨거운, 불편하지만 편안한. 작가의 이중적 코드는 드러나고 숨어들며 옵스큐라를 채우고 있다. ■옵스큐라
성북동 북정마을에 있는 예술 공간 '옵스큐라(obscura)'는 2015년부터 윈도우 갤러리로 운영되던 스페이스 이끼(space ikki)의 새로운 이름이다. 카메라 용어로 '어두운 방'이란 뜻을 가진 옵스큐라는 빛을 투사할 수 있는 조그만 구멍이 있는 밀폐된 방이나 상자를 일컫는다.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는 이 어두운 방을 밖의 밝은 방(lucida), 즉 외부의 현실을 담아내기 위한 도구적 공간으로 보았다. 그는 『카메라 루시다(Camera Lucida)』에서 푼크툼을 간직한 사진은 고유한 우연성이며 순수한 우연, 고유한 기회이자 고유한 만남이라는 열려진 시간성을 열어 밝혀준다고 언급한다. 그런 의미에서 옵스큐라는 스쳐 지나쳐가는 현실의 밝은 방을 재조명하고 주목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가 된다.
옵스큐라는 전시, 기획, 아카이브가 일어나고 그 결과물을 만나 볼 수 있는 예술 프로젝트 공간이다. 전시 공간은 다양한 지점에서 관람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기존의 윈도우 갤러리 시스템에서처럼 하나의 작품으로 큰 이미지의 잔상을 남긴다. 그리고 한정된 기간에만 선보이는 내부 관람을 통해 개방되지 않은 안쪽 공간의 엿보기를 유도한다. 닫혀있지만 열린 공간인 옵스큐라는 진행되는 작가의 전시와 아카이브 외에도 다양한 예술 기획을 통해 일상과 예술의 소통을 준비하고 있다.
옵스큐라의 2019년 첫 전시로 이순주 작가의 "티끌 눈 기둥(Mote Eye Beam)"을 선보인다. 작가에게 사소하지만 지나쳐지지 않는 잔상과 이미지는 그의 드로잉과 오브제로 재현된다. 2005년부터 2019년까지, 제법 긴 시간의 이야기들이 전시되었는데 작업 간 시간의 흐름을 밝히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물리적으로 그의 모든 이야기는 과거의 기록이지만, 그의 작품과 실제로 마주하는 순간 시간의 층이 사라진 현재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심각하지만 유머가 있는, 유쾌하지만 좀 씁쓸한, 어둡지만 밝은, 침잠하지만 가벼운, 차갑지만 뜨거운, 불편하지만 편안한. 작가의 이중적 코드는 드러나고 숨어들며 옵스큐라를 채우고 있다. ■옵스큐라
있는데 없는
죽지 않았는데 없는
눈을 감으면 있는
눈을 뜨면 껄끄러운
■이순주
죽지 않았는데 없는
눈을 감으면 있는
눈을 뜨면 껄끄러운
■이순주
이순주는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교를 졸업하고 독일로 갔다. 순수미술 전공으로 프랑크푸르트 국립미술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살고 활동하다가 2014년 성북동 북정마을로 작업실을 옮기고 드로잉 스페이스 살구를 오픈했다.